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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소비자교육을 하면서 느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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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소비자교육을 하면서 느낀 단상

 

필자는 2002 충북대학의 교양과정에신용관리와 소비생활이라는 교과목을 처음 개설하였다. 시기는 IMF 끝자락에서 국민의 10% 신용불량자였으며, 이러한 원인 중의 하나로 부족한 신용교육을 들었고 이로 인하여 신용교육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던 때였다. IMF 이전에도 소비자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양과목을 개설하려 하였지만 시간강사에 대한 과다 지출을 이유로 새로운 교양과목의 개설이 거의 허락되지 않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도 신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교과목 명칭 앞에신용관리...’ 넣어 내미는 나의 교양과목 신설 신청서를 대학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했다.

짐작하였겠지만, 신용관리와 소비생활 교과목 내용으로 신용관리는 일부일 뿐이고 소비자로서 경제생활에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내용 , 가계의 재무관리 기초(일반적 재무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금융상품을 포함하여), 신용관리와 신용카드 이용, 합리적인 소비생활에 필요한 내용, 소비자권리증진 관련 , 소비자분쟁해결방법 등을 담고 있다.

교양수업을 하다보면 학생들의 지나친 무식함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배우기도 한다. 신용카드 관련 수업시간이 끝나자 마자 사색이 되어서 나에게 달려 신입생이 있었다. 포항에서 청주로 유학을 왔는데저기...어제 예금인출을 해야 하는데 현금서비스를 받은 같아요...어떻게 해요 ’

할부와 일시불의 차이를 몰라...자취하느라 전기청소기를 샀는데 판매자가할부로 해드릴까요 ’라고 물어보아서 나누어내면 좋을 같아 적당하게 6개월 할부로 했는데 할부수수료가 붙는 처음 알았다면서 어찌하면 좋을지를 물어오는 학생도 있다. 그리고 지자체의 소비생활센터가 있는지, 민간소비자단체에서 어떠한 도움을 받을 있는 지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정말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설마 이런 정도까지 모를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중고등학교까지의 교육제도를 살펴보면 이러한 무식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들이 대학에서조차 아무런 소비자교육을 받지 못하고 졸업을 하게 되고 소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계획적인 경제생활을 하지 못하면 단추를 잘못 끼운 옷처럼 힘든 인생을 살게 수도 있다.

농담으로 신용관리와 소비생활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들과는 사귀지도 말라고 하면...학생들은 까르르 웃는다. 필자는 2002년부터 ()신용회복위원회 심사위원으로 있으면서 200~300백만원의 신용카드 빚으로 시작하여 사채를 빌리면서 6000 여만원의 빚을 이기지 못하고 신용회복지원을 사회 초년생들을 심심치 않게 보았다. 국제신용카드에 대한 로얄티는 국내사용분에 대해서도 지불하며 이에 따른 외화낭비가 심각하다는 이야기 중에, 학생이 본인은 국제카드 신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국제카드를 발급받았는데 이를 어찌하냐고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카드발급 영업사원의 경력을 가진 학생 ,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가 국제신용카드를 발급받게 되면 영업사원이 받는 수당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소비자가 정확하게 국내전용 혹은 국제전용으로 의사를 밝힐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내가 처음 듣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소비자로서 지혜롭게 변화해가는 모습을 경험하는 것에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 어떤 캠퍼스 커플은 벌써 아르바이트 돈을 일부 떼서 주택청약상품을 구입하고 개인연금, 장기주택마련저축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살짝 나에게 전해주기도 하며, 어느 학생은 중년 혹은 은퇴기에 접어든 부모님께 세금우대제도, 생계형예금제도 등에 대해 도움을 드렸다면서 스스로를 뿌듯해 하는 모습도 경험하게 된다. 어느 날은 졸업생이라며 부속품이 없어 고친다는 자동차정비업소를 대상으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내용을 복사해 가지고 따져서 제대로 보상을 받았다면서 불쑥 맛난 음료를 내밀기도 한다.

실제적인 수업은 철저히 실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하나의 예로 신용카드 영수증을 가져오게 해서 뒤의 내용을 분석해서 이러한 내용이 신용카드 영수증에 포함되어야 필요성을 서로 이야기 하게 한다. 2 전인가 학교신문사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모든 교양과목 실생활에 필요한 교양과목에 대한 설문조사를 결과, 당당히 신용관리와 소비생활이 2위를 차지하였었다. 학생들이 만큼 소비자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 희숙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소비자원